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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부위장관] 우(右) 하복부 복통을 주소로 내원한 젊은 여자
김현건 / 순천향대학교 의과대학 소화기내과 / 2012.02.01
23세 여자가 발열과 복통을 주소로 응급실로 내원하였습니다. 환자의 과거력 상 특이 사항은 없었으며 음주와 흡연은 하지 않았습니다. 복통은 묵직하고 기분 나쁜 듯한 증상으로 우하복부에 국한되어 있었으며 신체검사에서 우하복부에 압통이 있었습니다. 혈액검사는 WBC 14,000 /μL, Hemoglobin 12.4 g/dL, Platelet 163,000 /μL, Protein/Albumin 7.7/3.8 g/dL, BUN/Cr 9/0.6 mg/dL, Bilirubin (Total/Direct) 0.5/0.1 mg/dL, AST/ALT 17/14 IU/L, Alkaline phosphatase 52 IU/L, GGT 21 IU/L, Amylase 63 U/L, CRP 2.17 ng/Dl 이었습니다. 이와 같은 환자의 증상과 혈액검사 소견을 바탕으로 가장 먼저 의심되는 질환은 무엇인가요?
환자는 급성충수돌기염 의심 하에 응급실에서 복부전산화 단층촬영(CT)을 시행하였습니다.
Figure 1. Focal enhancing wall thickening is noted in terminal ileum on abdomino-pelvic computed tomography
CT에서는 회장말단의 국소적인 비후와 조영증강이 관찰되어 급성 충수돌기염 보다는 우선적으로 크론병의 가능성과 함께 베체트장염, 결핵성 장염 등의 염증성 장질환, 그리고 감염성 장염 등을 감별할 것을 판독 소견으로 제시하였습니다.
환자는 입원을 하였고 병력 청취를 다시 자세히 해 보았습니다. 환자의 주된 증상은 복통을 주소로 내원하였지만 복통은 묵직하고 기분 나쁜 듯한 증상으로 우하복부에 국한되어 있었으며 1년 전부터 발생하였으나 심하지 않고 저절로 호전되기도 하여 병원 방문은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대변은 1일 1~3회 정도 무른 변 혹은 설사 양상이며 이 또한 1년 정도 지속되었다고 합니다.
본 증례에서는 응급실에서 CT를 시행한 이후에 이에 대한 감별진단으로 염증성 장질환에 대한 감별이 언급된 이후 역(逆)으로 크론병을 의심하게 되었지만 실제로 우하복부 동통을 호소하는 환자에게서 임상 양상만으로는 크론병을 의심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크론병 진단 가이드라인에서는 다음과 같은 진단에 대한 임상 양상을 제시하고 있습니다.1
우리나라에서 크론병이 가장 호발하는 연령은 10대 중반~20대 후반이다. 크론병의 증상은 다양하나, 체중 감소를 동반하거나 하지 않는 6주 이상의 설사 및 복통이 흔하다. 이러한 증상이 있을 때 크론병을 고려해야 하고 특히 젊은 연령층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환자의 병력 청취를 응급실에서도 조금 더 자세히 하였더라면 크론병을 의심할 수도 있었겠지만 일단 환자는 먼저 CT를 시행하였기 때문에 환자의 증상과 CT소견을 근거로 감별진단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환자의 진단을 위하여 다음으로 대장내시경을 시행하였습니다.
Figure 2. Longitudinal exudates-covered ulcers on terminal ileum
대장내시경에서는 직장을 포함한 전 대장과 항문 주변은 정상 소견을 보였으나 말단 회장 부위에 부종과 백색 삼출물로 덮여 있는 종주 궤양이 관찰되었습니다. 이런 대장내시경 소견으로 가장 가능성이 높은 질환은 무엇일까요? 크론병 진단 가이드라인에 제시되고 있는 크론병의 내시경 소견은 다음과 같습니다.1
크론병에 특징적인 대장내시경 소견은 종주 궤양(longitudinal ulcer), 조약돌 점막 모양(cobblestone mucosal appearance) 또는 종주로 배열된 아프타 궤양(aphtous ulcer)이 비 연속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말단 회장에 궤양이 관찰되었을 경우 감별해야 할 질환은 크론병과 장결핵, 베체트장염, 감염성 장염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환자의 연령 및 임상 증상과 내시경의 육안 소견을 고려하였을 때 가장 가능성이 높은 질환은 크론병을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대장내시경 시행 도중 병변에 대한 급성 감염성 장염과 장결핵을 감별하기 위하여 조직검사와 더불어 항상균 염색, 조직을 이용한 결핵 PCR을 시행하였으며 그 외에도 조직 배양 검사, 대변 배양 검사 등을 시행하였습니다. 감염성 장염의 배제를 위해 시행한 조직 배양 검사와 대변 배양 검사, 장결핵 배제를 위한 항산균 염색 및 결핵 PCR 검사 등은 모두 음성 소견을 보였습니다. 대장내시경을 하면서 시행한 회장 말단의 종주형 궤양에 대한 조직검사는 다음과 같은 소견을 보였습니다.
Figure 3. Acute and chronic nonspecific inflammation with granulation tissue, marked lymphoid hyperplasia and necrotic inflammatory exudate
 
크론병 진단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하고 있는 조직 소견은 다음과 같습니다.1
국소(focal) 및 반점상(patchy) 만성 염증(림프구 및 형질세포 침윤)과 국소 음와구조 변형, 음와 손상과 인접하지 않은 육아종이 일반적으로 크론병에서 관찰될 수 있는 조직소견이다. 내시경 점막 생검에서 관찰될 수 있는 크론병에 특징적인 소견은 비건락 육아종(noncaseous granuloma)이나 질병특유적(pathognomonic)이지 않고, 또한 민감한 소견은 아니다.
이 환자의 조직검사 소견에서는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하고 있는 비건락 육아종은 관찰되고 있지 않습니다. 실제 크론병에 특징적인 비건락 육아종은 내시경 생검 검체의 15~36%에서만 관찰되어 민감한 진단소견은 아닙니다.2 크론병에서 관찰될 수 있는 다른 조직검사 소견으로는 음와염(cryptitis), 음와농양(crypt abscess), 만성염증을 시사하는 음와구조의 변형(crypt distortion)과 함께 T 세포, 형질세포의 침윤, 림프구 증식 등이 있습니다.3 본 증례의 조직 소견에서는 육아조직과 림프구 증식이 관찰되고 있어 만성염증을 반영하고 있지만 크론병의 진단에 특징적인 소견이라고 보기에는 어렵겠습니다.
지금까지 환자의 임상양상과 검사 소견으로 크론병이라고 진단하기에 충분할까요? 크론병의 진단에는 특징적인 gold standard 는 없지만 환자의 병력, 신체 검진 소견 등 임상평가와 내시경 검사, 조직검사, 영상의학 검사, 혈액검사 등을 종합하여 진단할 것을 권유하고 있습니다.1
<크론병의 진단을 위한 기본 항목>
1. 병력청취, 2. 신체검진 3. 혈액검사: 일반혈액검사, CRP, 혈청 생화학검사
4. 대장내시경 5. 영상의학 검사: 소장조영술 6. 조직검사
본 증례에서도 환자의 병력과 신체 진찰, 그리고 혈액검사와 대장내시경을 시행하였고 의심 병변에 대한 조직검사를 확인하였으며 이를 통하여 크론병으로 진단을 하였습니다. 물론 추가적으로 소장에 대한 영상의학 검사를 시행하였다면 병변을 진단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처음 응급실 내원 당시 시행한 복부 CT로 소장에 대한 영상의학 검사를 대치하여 소장 말단에 발생한 크론병으로 진단을 하였습니다. 크론병 진단 가이드라인에서는 크론병이 의심될 경우 영상의학 검사로 다음의 내용을 제안하고 있습니다.1
대장내시경에서 크론병의 증거가 있는 경우, 말단회장부의 내시경, 조직 소견에 관계없이 소장 침범의 위치 및 범위를 알기 위해 소장 검사가 추천된다. 소장조영술(small bowel follow-through)이 소장 크론병 진단에 일차적인 방법이다. 전산화단층촬영이나 자기공명 영상을 이용한 소장촬영법도 기존의 소장조영술에 필적하거나 더 우수한 성적을 보이고 있어 그 활용이 기대된다.
지금까지 환자의 소견을 종합해 보면 체중감소를 동반하지 않는 6주 이상의 복통과 무른 변, 내원 전 발생한 발열과 신체 검사에서 우하복부의 압통, 혈액검사에서 CRP의 증가 등의 임상양상과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회장말단에 국한된 종주형 궤양은 크론병을 의심하기에 충분한 소견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조직 검사에서는 만성 염증을 시사하는 육아조직과 림프구 증식 소견 등의 비 특이적인 소견들이 관찰되었지만 환자의 임상증상과 함께 복부 CT에서 회장말단의 국소성 비후 및 조영 증강 소견은 소장 크론병을 진단할 수 있는 소견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와 같이 크론병은 어느 하나의 특징적인 소견만으로 진단하는 질환이 아니며 병력과 임상증상, 혈액검사, 대장내시경 소견 및 영상의학적 검사 소견을 모두 종합하여 진단하여야 하며 진단을 위해서는 감염성 장염, 베체트장염, 장 결핵 등 감별을 충분히 하여야 합니다. 환자는 현재 크론병 진단 하에 5-ASA 등으로 유지 요법 중입니다.
 
참고문헌
1. 예병덕, 장병익, 진윤태, 이강문, 김주성, 양석균, 대한장연구학회 IBD 연구회. 크론병 진단 가이드라인. 대한소화기학회지 2009;53:161-76.
2. Keller KM, Bender SW, Kirchmann H, et al. Diagnostic significance of epithelioid granulomas in Crohn's disease in children. Multicenter Paediatric Crohn's Disease Study Group. J Pediatr Gastroenterol Nutr 1990;10:27-32.
3. Stange EF, Travis SP, Vermeire S, et al. European evidence based consensus on the diagnosis and management of Crohn's disease: definitions and diagnosis. Gut 2006;55 Suppl 1:i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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