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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부위장관] 과민성 장증후군의 진단과 치료
조영석 /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 2017.07.03

<증례 1>


38세 남자가 1년 전부터 반복적인 복통으로 내원하였습니다. 복통이 시작되면 하루에 3-5회 설사가 주당 3-4회 있었습니다. 복통은 설사 후에 호전되었고, 동반 증상으로는 복부 팽만, 급박감 및 잔변감이 있었고, 변비는 없었습니다. 3개월 전 직장을 옮긴 후 증상이 자주 발생한다고 하였습니다. 1년 전 직장에서 시행한 건강검진에서 혈액검사, 위내시경 및 대장내시경검사는 정상이었습니다.

● 질문 : 이 환자의 진단은 무엇인가요?
● 해설 : 과민성 장증후군(irritable bowel syndrome, IBS)은 기질적 이상 없이 배변 습관의 변화를 동반한 복통을 특징으로 하는 만성 기능성 위장관 질환으로 진단 을 위한 특정한 생물학적 표지자가 없기 때문에 비슷한 증상을 갖는 여러 질환과 의 감별을 통해 진단이 이루어 집니다. 이전부터 IBS의 특징적인 증상에 근거하여 기준을 만들어 진단 과정을 단순화하고 표준화 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져 왔는데, 대표적인 진단 기준으로는 manning 기준, 로마 I. II, III, IV 기준이 있습니다.
2006년 발표된 로마기준 III에 따르면, 과민성 장증후군은 증상이 6개월 전에 시작되고, 지난 3개월 동안 적어도 1개월에 3일 이상의 빈도를 보이는 복부불편 감이나 복통이 나타나며, 1) 배변으로 완화되는 경우, 2) 증상의 시작이 배변횟수 변화에 따라 나타나는 경우, 3) 증상의 시작이 대변 굳기의 변화와 동반되는 경우 중 두 가지 이상과 관련이 있는 경우로 정의하였습니다. 2016년 발표된 로마기준 IV에서는 복부불편감이 진단기준에서 제외되었고, 1주일에 1일 이상 복통이 있어 야 하는 것으로 진단기준이 변경되었습니다. 또한, 배변으로 완화되는 경우가 아닌, 배변과 연관되는 경우로 기준이 다소 변경되어 배변에 따른 완화 여부가 진단기준에서 제외되었고, 배변 횟수 변화나 대변 굳기의 변화가 증상 시작과 연관될 필요 없이, 단순히 증상과 연관이 있을 때도 진단기준을 만족하는 것으로 변경되었습니다. 또한, IBS는 주된 대변의 형태에 따라 변비 우세형, 설사 우세형, 혼합형 및 미분류형으로 나뉩니다. 본 환자는 검사실 소견에서 기질적 이상이 없어 설사 우세형 과민성 장증후군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IBS를 기질적 질환과 감별하기 위해 여러 진단적 검사를 시행하고 있지만, CBC, 일반 화학검사, 복부 초음파 검사, 수소호기검사, erythrocyte sedimentation rate, C-reactive protein 검사는 여러 연구 결과 IBS를 기질적 질환과 감별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 으로 나타났으며, 대장내시경검사는 경고 증상이 있는 경우나 경고 증상이 없는 경우에는 50세 이상의 IBS 환자의 경우에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1) 과민성 장증후군의 진단: 체계적인 문헌고찰. 대한소화기학회지 2010;55:308-315,
2) Bowel disorders. Gastroenterology 2016;150:1393-1407)

<증례 2>


45세 남자가 1년 전부터 반복적인 복통 및 복부팽만감으로 내원하였습니다. 하루 3-4회의 무른변(Bristol Stool Form Scale 6/7)이 주당 3-4회 있었고, 급박감과 잔변감이 있었으며, 드물게 굳은 변도 본다고 하였습니다. 5개월 전 타병원에서 혈액검사, 위내시경 및 대장내시경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없어 설사 우세형 과민성 장증후군으로 2개월 동안 약물 치료 후 호전되었습니다. 1개월 전부터 복통과 복부팽만감이 다시 발생하였고, 이번에는 굳은 변(Bristol Stool Form scale 1/2) 으로 주 1-2회 대변을 본다고 하였습니다. 무른변을 볼 때에 비해서는 증상이 심하지는 않았지만, 복통과 복부팽만은 여전히 불편하다고 하였습니다.

● 질문 : 이 환자에게 어떠한 치료를 시행하시겠습니까?
● 해설 : 본 환자의 타병원 방문 시 진단은 설사 우세형 과민성 장증후군 이었습 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지사제(loperamide)가 배변 형태를 호전시키고, 배변 횟수 를 줄이는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세로토닌 3형 수용체 길항제인 alosetron은 심한 변비와 허혈성 대장염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시판을 철회하였다가 통상적인 치료에 반응이 없는 여성 설사형 과민성 장증후군 등의 제한된 적응증과 안전성 감독하에 재승인을 받아 사용되고 있습니다. Ramosetron은 전반적인 증상개선과 복통 및 배변 습관 호전 등에 효과를 보이고, 국내에서는 남성 설사형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에서 5 ug/일 용량으로 급여 처방이 가능합니다. 여성에서는 2.5 ug 을 투여할 수 있으나 아직 급여 처방은 되지 않습니다. 이 외 담즙산 제거제 (colesevelam, cholestyramine, colestipol)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진경제는 IBS 환자에서 복통 및 복부 불편감의 치료에 효과적이며, 비흡수성 경구용 항생제(rifaximin)나 프로바이오틱스는 일부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의 치료 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IBS 증상이 장기능 개선 약제로 호전되지 않으면, 삼환 계 항우울제와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를 사용할 수 있는데, 두 약제 모두 우울증 환자에게 사용하는 용량보다 적은 용량으로도 장 증상이 호전될 수 있습니다.
본 환자는 약물 치료 후 증상이 호전되었다가 증상이 재발하여 내원하였을 때의 진단은 변비 우세형 과민성 장증후군이었습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부피형성 하제(차전자피, 한천, 밀기울, 현미)나 삼투성하제(lactulose, polyethylene glycol)를 먼저 투여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부피형성하제는 간혹 장내 세균에 의해 대사되면서 가스가 발생하여 복부 팽만감을 초래할 수 있으며, 삼투성하제는 배변 횟수를 증가시킬 수 있지만 통증 등의 증상은 감소시키지 못 함을 유의해야 합니 다. 하제에 반응이 없는 경우에는 세로토닌 4형 수용체 작용제(prucalopride)를 사용할 수 있으며, 아직 국내에서는 시판되지 않은 약제로는 선택적 염소 통로 활성제(lubiprostone)나 guanylate cyclase 2C 작용제(linaclotide)가 있습니다.

(참고문헌: 과민성 장증후군 치료에 관한 임상진료지침. 대한소화기학회지 2011;57:8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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