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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손떨림으로 진단된 윌슨씨병
윤아일린, 임형준 / 고려대 의대 소화기내과 / 2011.09.01
15세 여자가 1개월전 부터 발생한 손떨림으로 내원하였다. 환아는 지능 저하 및 부적응 문제로 자퇴한 후 청소년 상담실에서 치료한 병력이 있었다. 손떨림은 동작을 시도하려고 할 때 더 심해지는 의도떨림 양상이었다. (Fig.1) 그 외 특이한 과거력 및 간질환에 대한 가족력은 없었으며, 신체검진도 정상이었다.
Figure 1. Handwriting of the patient. a. Uneven handwriting due to intentional tremor before treatment. b. Improved handwriting after 9 days of appropriate treatment.
 
혈액검사: WBC 4,600 /μL, Hemoglobin 11.7 g/dL, Platelet 130,000 /μL, Protein/Albumin 7.0/3.6 g/dL, BUN/Cr 11.9/0.78 mg/dL, Total bilirubin 1.13 mg/dL, AST/ALT 26/12 IU/L, Alkaline phosphatase 79 IU/L, GGT 19 IU/L, TSH 6.20 uIU/mL, free T4 1.00 ng/dL

기질적인 원인의 손떨림을 배제하기 위하여 갑상선 기능검사를 시행하였으며 경도의 불현성 갑상선 기능저하증이 있었으나 손떨림을 유발할 정도는 아니었다. 더불어 시행한 뇌 자기공명영상에서 기저핵, 시상, 대뇌각, 중뇌, 연수 주변으로 T2 영상에서 신호강도가 저하되어 있고 T2 flair 영상에서 높은 신호강도를 보였다 (Fig. 2).
Figure 2. Brain MRI images. a. There are multifocal low signal intensities in T2 image involving basal ganglia which are consistent with copper accumulation. b. There is high signal intensity in T2, flair image which involves both basal ganglia, thalamus, cerebral peduncle, midbrain, and dorsal pons.
 
소아에서 다른 원인들이 배제된 후 기질적인 뇌질환을 동반한 손떨림의 원인으로 가장 중요한 윌슨씨병을 진단하기 위하여 시행한 세극등 현미경 검사상 Kayser-Fleisher ring이 관찰되었다. (Fig. 3) 윌슨씨병 의심하에 검사한 임상화학검사상 혈청 Cu 38.4 ug/dL, ceruloplasmin 7 mg/dL로 감소해 있었고 24시간 소변내 Cu도 85.4 ug/day로 감소해 있었다. 복부 초음파 결과 간표면의 에코는 거칠었으며 비장비대를 동반하였고 상부위장관내시경 결과 F2의 위정맥류를 보이고 (Fig. 4) 간섬유화 검사 결과 17.1 kPa로 상승해 있었다.
윌슨씨병의 확진을 위해 간조직 검사를 시행하였다 (Fig. 5). 간조직내 Cu 함유량은 644.56 ug/g으로 상승해 있었으며 이는 윌슨씨병의 진단 기준에 합당하였다.
이상의 검사들을 바탕으로 윌슨씨병에 의한 간경변증을 확진하였으며 신경학적 증상으로 발현된 윌슨씨병으로 트리엔틴을 일일 750mg씩 투약하였으며 그 이후부터 손떨림 증상이 호전되는 양상을 보였다 (Fig 1). 현재는 저구리식이와 트리엔틴을 사용하며 1년째 추적 관찰 중이며 이후 24시간 소변 내 Cu양이 621.1 ug/day까지 증가하였다.
 
고찰
1912년 S. A. Kinnear Wilson은 간경변증이 동반된 진행성 기저핵 변성을 나타내는 가족성 증후군을 처음 기술하였다. 윌슨씨병은 구리 대사 과정의 이상으로 인해 체내에 과다한 구리가 간, 신장, 뇌, 각막 및 적혈구에 침착되어 생기는 상염색체 열성 유전 질환이다. 유병률은 10만명당 3명 꼴로 유병률을 보이는 드문질환이며 임상양상이 매우 다양하고 진단 기준이 뚜렷하지 않아 진단이 쉽지 않다.
구리 대상의 이상은 13번 염색체에 있는 ATP7B 유전자의 변이로 이루어진다. 하루에 음식을 통해 섭취되는 구리의 양은 0.6-3mg 정도이며 담즙을 통한 배설로만 제거된다. 따라서 담즙으로 제거된 구리의 양이 직접적으로 체내 구리양을 반영하게 된다. ATP7B 유전자의 이상으로 인해 혈청내 Cu를 운반하는 ceruloplasmin과의 결합율이 감소하고 담도계로 배출되는 Cu의 양이 감소함으로써 체내에 과다한 구리가 침착되며 여러가지 임상양상을 나타내게 된다.
임상 양상은 무증상의 간비대, 지속적인 혈청 AST, ALT의 상승 뿐만 아니라 전격성 간질환으로 나타나기도 하며 이와 달리 간질환의 근거가 없이 운동장애나 긴장 이상과 같은 신경학적인 증상만으로도 나타나게 되므로 윌슨씨 병에 대한 의심을 가지는 것이 진단에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증상의 발현은 대략 20-30대의 청장년층에 잘 발생하며 주된 양상은 간질환, 신경정신과 질환, 안과적인 질환 등으로 나타나게 된다. 이 외에도 괴사된 간세포내의 Cu가 일시적으로 과다하게 혈장내로 방출될 경우 적혈구가 파괴되면서 용혈성 위기에 따른 빌리루빈 상승이 동반할 수도 있다.
신경정신과적인 질병은 20대에 주로 나타나며 사춘기와 성인에서 특징적인 신경증상이 있는 경우는 윌슨씨병을 반드시 감별진단하여야 한다. Kayser-Fleisher ring은 각막의 Descemet’s membrane에 Cu가 침착되어 나타나는 것으로 신경학적인 증상을 나타낼 경우 95% 이상에서 나타나지만 신경학적인 증상이 없는 경우에는 50-60%에서만 관찰되며 Kayser-Fleisher ring이 없다고 하여 윌슨씨병을 배제할 수는 없다. 진단을 위해서는 혈청내 ceruloplasmin이 20mg/dL 미만으로 감소하거나, 24시간 소변내 Cu가 100 ug 이상이거나, Kayser-Fleisher ring이 있거나, 또는 간조직내 Cu 건중량이 250 mcg/g 이상인 경우 등의 4가지 중 2가지 이상을 만족하는 경우 윌슨씨 병을 강력히 시사하지만 어느 한가지 기준으로도 윌슨씨병을 정확하게 진단하거나 배제할 수는 없으므로 2001년 제 8차 international meeting on Wilson disease에서 표준화된 진단기준과 임상분류를 결의한 바가 있다. 진단을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간조직을 통해 조직내 Cu 함량을 측정하는 것이지만 다른 임상 양상 없이 간조직내 Cu 함량만으로 진단을 할 수는 없다.
치료는 구리와 결합하여 소변내로 구리의 배설을 증가시키는 페니실라민이 이전부터 잘 알려져 있으나 10-20%에서 신경학적인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골수억제 등의 부작용이 잘 알려져 있다. 트리엔틴은 소변내로 구리의 배설을 증가시키며 구리와 결합하는 능력이 페니실라민에 비해 적으나 신경학적인 악화나 골수억제의 부작용이 적어 최근에 각광받고 있다. 경구 아연은 킬레이팅 약제인 페니실라민이나 트리엔틴과 달리 장관내에서 구리가 흡수되는 것을 막고 대변으로 구리의 배설을 증가시킨다고 보고된 바 있다. 따라서 간증상으로 발현된 경우는 아연을 1차 선택 약제로, 트리엔틴을 2차 선택약으로, 신경학적인 증상으로 먼저 발현된 트리엔틴 또는 테트라치오몰리브데이트의 사용을 고려할 수 있다. 테트라치오몰리브데이트의 경우 아직 국내에서의 사용은 제한적이다.
윌슨씨병은 초기에 진단하고 치료를 하면 정상적인 기대여명을 기대할 수 있고 예후도 양호하다. 낮은 유병률과 다양한 임상양상으로 인해 다학제적인 접근이 필요하며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다.
 
참고문헌
1. Brewer GJ. Wilson Disease. In: Fauci AS, Braunwald E, Kasper DL, Hauser SL, Longo DL, Jameson JL, Loscalzo J, eds. Harrison's principle of Internal Medicine. Volume 2. 17 ed:2449-2451.
2. Cox DW, Roberts EA. Wilson Disease. In: Feldman M, Friedman LS, Brandt LK, eds. Sleisenger and Fordtran's Gastrointestinal and Liver Disease. Volume 2. 9th ed: Saunders, 2009:1249-1257.
3. Huster D. Wilson disease. Best Pract Res Clin Gastroenterol 2010;24:531-9.
4. Seo JK. Wilson disease: an update. Korean J Hepatol 2006;12:333-63.


(고려대 의대 소화기내과 윤아일린, 임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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